Guide2026 다이나핏 태백 트레일 50K 완주 후기
트랜스제주 100K를 준비하며 참가한 2026 다이나핏 태백 트레일 50K 완주 후기. 전날 차박부터 태백산·함백산의 오르막, CP 보급, 9시간 43분의 완주 기록까지 담았다.
원래 계획에 없던 대회였다. 10월 트랜스제주 100K를 앞두고 연습 삼아 뛰어 보려고 2026 다이나핏 태백 트레일 50K에 참가했다. 태백산에서 쥐가 나 친구를 먼저 보내고, 함백산을 내려온 뒤에는 걷다 뛰다를 반복했다. 그래도 완주하고 나니 그동안 훈련한 보람이 느껴졌다.
대회 준비 정보는 앞서 정리한 태백 다이나핏 트레일 가이드에 담았다. 이번 글은 전날 밤 차박부터 완주 후 식사까지, 직접 달리고 겪은 기록이다.
한눈에 보는 완주 기록
| 항목 | 내용 |
|---|---|
| 대회 | 2026 다이나핏 태백 트레일 50K |
| 대회일 | 2026년 9월 5일 |
| 출발·도착 | 태백소원지 오토캠핑장 |
| 출발 시각 | 06:00 |
| 주요 동선 | CP1 → CP2 → 문수봉 → 태백산 정상 → CP3 → 만항재 → CP4 → 함백산 → 지지리골 자작나무숲 → 피니시 |
| 워치 기록 | 9시간 43분 |
| 스마트칩 공식 기록 | 09:43:14 |
| 순위 | 전체 483등 · 남자 400등 · 연대별 81등 |
| 참가 목적 | 10월 트랜스제주 100K 대비 연습 |
구간별 타임테이블
워치는 출발선을 지난 06:01부터 기록됐다. 아래 시각과 구간시간은 워치의 1km별 누적기록을 기준으로 계산했으며, CP에서 보급하고 쉰 시간도 포함한다.
| 지점 | 공식 거리 | 현재시각 | 구간시간 | 누적시간 | 당시 상황 |
|---|---|---|---|---|---|
| 출발 | 0km | 06:01 | 출발 | 0:00:00 | 중간쯤에서 출발 |
| CP1 사베리골 임도길 | 11km | 07:21:38 | 1:20:38 | 1:20:38 | 콜라·바나나 보급 |
| CP2 금천주차장 | 20km | 08:41:32 | 1:19:54 | 2:40:32 | 떡을 먹고 물 보충 |
| CP3 어평재휴게소 | 30km | 11:35:57 | 2:54:25 | 5:34:57 | 시래기된장국 식사·물 보충 |
| CP4 함백산 입구 | 36km | 13:14:18 | 1:38:21 | 7:13:18 | 아이스크림을 들고 출발 |
| 지지리골 WP | 45km | 15:00:01 | 1:45:43 | 8:59:01 | 자작나무숲 통과 |
| 완주 | 50.52km | 15:44:29 | 0:44:28 | 9:43:29 | 워치 기준 51.72km |
공식 기록은 09:43:14로 워치 기록보다 15초 짧다. 공식 코스는 50.52km지만 워치에는 51.72km가 찍혀 후반으로 갈수록 약 1km 차이가 났다. 그래서 CP3는 공식 거리 30km에 해당하는 워치 약 31km, 지지리골 WP는 공식 거리 45km에 해당하는 워치 약 46km의 누적기록을 적용했다. 위 현재시각도 워치 시작 시각을 기준으로 계산했으므로 공식 출발·도착 시각과 약 1분 차이가 난다.
9월 4일, 반차를 쓰고 태백으로
금요일인 9월 4일, 반차를 쓰고 친구와 함께 태백소원지 오토캠핑장으로 향했다. 휴게소에서 밥을 먹고 도착하니 밤 11시쯤이었다.
1주차장으로 가 보니 진입할 수 있어서 그곳에 주차했다. 바로 차박 세팅을 마치고 잠들었다. 사전 가이드에는 대회장 주차장 진입 시각이 자정 이후로 안내돼 있었지만, 내가 도착한 날에는 밤 11시쯤 들어갈 수 있었다.
새벽 3시 30분 기상, 출발 준비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전날 사 둔 유부초밥과 김밥을 먹었다. 밥을 먹고 화장실에 다녀온 뒤 대회 부스를 구경하고 물을 받으며 출발을 준비했다.
당일 이용한 화장실은 두 동이었다. 각 동에 남녀 변기가 두 개씩 있어 총 여덟 개, 남자 네 개와 여자 네 개였다. 화장실은 서둘러 다녀오는 게 좋겠다. 좌변기였지만 물은 나오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는 샤이니 최민호도 참가했다. 무대에 올라 파이팅을 외쳐 줬다. 우리는 출발 대열 중간쯤에 자리를 잡았다. 카운트다운이 끝나고 06:00, 드디어 출발했다.



출발부터 CP1까지, 무리하지 않고 몸풀기

초반 평지를 달리며 몸에 열을 냈다. 곧 급한 업힐이 나왔고, 그 구간을 지나자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는 임도길에 들어섰다.
일기예보에는 비가 온다고 했는데 해가 뜨기 시작했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오버하지 않고 천천히 달리다 보니 어느새 CP1에 도착했다.



콜라 세 모금, 바나나 두 개를 먹고 물을 챙겨 바로 출발했다. 평소에는 CP마다 10분 넘게 머물렀는데, 오늘은 빨리 빠져나왔다.
CP1에서 CP2까지, 긴 내리막 끝에 도로 업힐
CP1을 나오자 내리막이 쭉 이어졌다. 이대로 달리면 다리가 털리겠다 싶어 보폭을 줄이고 천천히 내려갔다.
긴 내리막이 끝나니 이번에는 긴 도로 오르막이었다. CP1에서 CP2까지는 고도표 그대로 V자형이다. 지루한 도로 업힐을 끝내고 나서야 CP2가 나왔다.



여기서는 많이 먹고 갈 생각이었다. 이제 태백산을 올라야 하니까. 이번에도 콜라 세 모금과 바나나 두 개를 먹고, 가져온 떡도 하나 먹었다. 물을 보충한 뒤 파시코 트레일팩에도 물을 채워 챙겼다.
태백산 오르막, 사진 찍을 정신도 없었다
도로를 따라가다가 산속으로 들어섰다. 초반 경사는 완만했다. 여기서 사진을 하나 찍었는데, 이후로는 사진을 찍을 정신이 없었다.
설악산 마등령 가는 길, 희운각대피소에서 소청대피소 가는 길, 지리산 중산리에서 장터목대피소 가는 길. 그동안 힘들게 올랐던 길이 모두 잊힐 만큼, 내게는 이번 오르막이 가장 힘들었다.
계단이었다면 그나마 편했을 텐데 죄다 흙비탈길이었다. 종아리와 정강이가 뭉치기 시작하더니 결국 쥐가 났다. 여기서 친구를 먼저 보냈다.
크램프턴이 하나 있었지만 함백산을 위해 남겨 뒀다. 5분 정도 쉬면서 쥐가 풀리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파이팅을 외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같이 외칠 힘도 없었다.
조금 더 오르자 경사가 완만해졌다. 그제야 물을 섞어 온 파시코 트레일팩을 먹었다. 사진이고 뭐고 계속 오르다 보니 문수봉에 도착했다.


1분 정도 바람을 쐬며 뭉친 근육을 풀고 다시 움직였다. 능선을 따라가니 태백산 정상이 나왔다. 정상은 곰탕이라 볼 게 없었다. 계속 이동했다.


이후에는 엄청 가파른 다운힐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리가 털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도 빠르게 내려갔다.
CP3, 친구와 다시 만나 시래기된장국 한 그릇
CP3에서 친구와 다시 합류해 밥을 먹었다. 시래기된장국이었는데 엄청 맛있었다. 2년 전 스노우트레일 때는 어묵탕에 김치였는데, 그때보다 음식의 질이 훨씬 좋아졌다.


맛있게 먹고, 또 쥐가 날까 봐 식염포도당도 챙겼다. 이번에는 플라스크 두 개를 모두 물로 채웠다. 만항재까지 엄청난 오르막이 남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배도 든든히 채우고 출발했다.
만항재를 지나 CP4, 아이스크림 들고 함백산으로
차도를 건너 만항재로 향했다. 그런데 한 번 경험해 봐서인지, 그동안 체력이 늘어서인지 생각보다 순식간에 도착했다.
앞사람을 따라 줄지어 계속 올라갔다. 그 버스의 기사, 그러니까 줄 맨 앞에 선 분이 페이스를 잘 잡아 준 듯했다. 힘들기는 했지만 빨리 끝났다.
만항재에서 함백산 입구까지 오르다가 또 쥐가 났다. 다음에는 카프슬리브를 착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CP4에 도착해 아이스크림 하나를 들고 함백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데크 계단이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있었다. 트랜스제주 마지막 고근산에서 만났던 그 데크 계단 같았다.
오르다가 아이스크림을 마저 먹느라 친구를 먼저 보냈다. 겨울에 왔을 때는 관광객과 등산객이 많아 병목이 생겼다. 없는 길을 만들어 올라가느라 오래 걸리고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빨리 올라갔다.
다 오르니 해가 떠 있었고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함백산 하산, 쥐가 나도 걷다 뛰다
정상에서 2분 정도 경치를 바라보며 쉬다가 하산했다. 이후에는 임도를 따라 내리막길이 쭉 이어졌다.
내리막을 뛰다가 무릎 위쪽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걷다 뛰다를 반복했다. 지루한 도로 러닝이었다. 경치도 안 보고 계속 뛰다 보니 어느새 숲속으로 들어섰다.
조금 더 가니 예전에 블랙야크 운탄고도 인증을 하러 왔던 자작나무숲이 보였다. 여기서는 사람들이 다 걸어갔다. 예쁜 건 못 참지.



마지막 4km, 시간과 정신의 방
이후에는 아는 길이라 천천히, 그래도 쉬지 않고 뛰어갔다. 걷는 것보다 조금 빠른 속도였다.
그런데 마지막 4km는 정말 줄어들지 않았다. 내가 왜 뛰어야 하나 싶을 만큼 지루했다. 시간과 정신의 방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결국 다시 걷다 뛰다를 반복했다.
그러다 출발할 때 지났던 길로 들어섰다. 마지막 힘을 짜내 달리기 시작했다. 앞에 피니시 라인이 보였다. 앞사람, 뒷사람과 간격을 보고 사진 찰칵. 골인 사진은 중요하다.
워치 기록은 9시간 43분이었다.
완주 재킷을 받고, 목욕탕과 식사까지
완주 재킷을 받은 뒤 사우나 쿠폰으로 태백호텔 목욕탕에 가서 씻었다. 식사 쿠폰으로 밥을 먹고, 칵테일 쿠폰으로는 논알코올 칵테일을 마셨다. 식사 줄은 꽤 길었다.


스마트칩 기록도 확인했다. 공식 기록 09:43:14, 전체 483등, 남자 400등, 연대별 81등.



기록이 좋아졌다. 다른 분들에 비하면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50% 안쪽에 들어왔다. 그동안 훈련한 보람이 느껴졌다.
이제 트랜스제주 100K까지 한 달
밥까지 먹고 다시 집으로 출발했다. 작년 트랜스제주를 완주했을 때는 절대 다시 안 한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완주하고 나서 보람이 컸다.
장수 트레일 완주 후기에 이어 이번 태백에서도 완주 기록을 남겼다. 이제 목표는 10월 트랜스제주 100K다. 남은 한 달, 잘 회복하고 잘 먹고 열심히 훈련해야겠다.